돈암서원으로 바라본 서원과 성리학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지대넓얕/혜윰 / / 2020. 3. 2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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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원: 조선시대 성리학을 학습하고 배우던 공부의 전당

    한국학중앙연구원 이 펴낸 책 <도산서원>은 지난 7월6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서원을 이렇게 정의했다.

    "서원은 조선시대 성리학을 학습하고 선배들을 따라 배우던 공부의 전당이었다. 성리학은 사람의 본성을 찾아 선한 마음을 기르고자 했던 공부 방법이다."

    기독교와 교회, 불교와 사찰 과 같이 서원은 성리학(주자학)이라는 학문이 철저하게 구현된 공간이다.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 ,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북 경주의 옥산서원, 대구 달성의 도동서원, 경남 함양의 남계서원,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 전북정읍의 무성서원, 충남 논산의 돈암서원 은 16~17세기 설립돼 역사적으로 가치가 크고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서두에 서원에 대해 말하는 이유는 성릭학이 아닌 서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기 때문이다.

     

     

    충남 논산 돈암서원


    01 돈암서원

    9개의 서원중 오늘은 돈암서원을 중심으로 서원에 가치에 대해 짚어 보고자 한다.

    돈암서원의 시작에는 홍살문과 하마비가 세워져 있다.

    홍살문은 악귀를 물리치고 나쁜 액운을 막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즉, 신성한 영역의 경계선인 셈이다.

    하마비는 그 앞을 지날 때에는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타고 가던 말에서 내리라는 뜻을 새긴 비석이다.

     

    대부분의 서원 입구에는 이러한 의미들이 담겨 있다.

    공부하러 올때 긴장하고 들어오라는 의미로 옥산서원 입구에는 외나무 다리가 놓여져 있고 소수서원 앞 연못 바위에는 붉은 글시로 공경할 경(敬) 자가 적혀 있어 학문을 대하는 선비의 자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병산서원 입구에는 머리를 숙여야 들어 갈 수 있는 낮은 문이 있는데 이 문의 이름은 복례문이다. 복례문은 "자신을 극복하고 예로 돌아가라"는 <논어>의 극기복례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도남서원 홍살문과 하마비


    02 서원의 환경

    유생들은 인간 내면에 있는 자기를 위한 감정을 버리고 공(公)으로 나아가는 태도를 가지길 원했다.

    그들은 지식만 쌓는 것이 아닌 지덕체를 고르게 성장시키는 '전인교육'을 통해 생각이 바르고 사함이 없는 사무사 의 경지까지 이르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성리학에서 성인을 본받는다는 것은 자기 마음 속의 사욕을 다 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소학>부터 공부하면서 자기를 이겨내는 공부가 쌓이고 쌓이면 나중에는 도의 세계에 이르게 되고 그것이 완전한 자기를 이겨내고 참자아를 찾는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서원은 자연 속에 지어졌고 오로지 배움과 수양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졌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된 환경에서 지어진 돈암서원은 돈암의 돈은 원래 '둔'자로 세상을 피해 숨어 산다는 은둔을 뜻한다고 하며, 서원 입구에 큰 바위를 돈암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돈암서원의 뿌리는 율곡 이이의 사상과 학문을 잇는 사계 김장생의 학문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곳에서 은둔하며 후진 양성에 일생을 바쳤다고 전해진다.

    "산을 우러르며 즐기고 시내를 내려다보면 물을 살피며 자연 경물을 접하는 대로 이치를 깨닫는다"

    -사계 김장생 의 양성당기 中-

     

    "높은 산을 우러르고 큰 길을 가야 한다"는 공자의 유교경전 시경의 구절을 인용하며 높은 산을 우러르는 것을 높은 덕행을 본받는 것에 비유했다.

     

    사계 김장생 영정


    03 스승을 부모처럼

    서원의 양대 기능은 강학과 제향이다.

    서원 안쪽 담벼락에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다.

    "지부해함 박문약례 서일화풍" 그 뜻은 이렇다. "땅이 만물을 짊어지고 바다가 만천을 수용하듯 넓은 아량을 함양하고 학문을 넓고 깊이 익혀서 예를 실천하며 아침 햇살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품성을 길러라."

    글의 뜻과 관련해서는 김장생의 인품을 일컫는 내용이라는 기록이 있지만 일부 에서는 그의 가르침을 축약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글귀를 지나 사당이라는 곳이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서원에서 배출된 도덕과 학문이 높은 인물들의 제를 지냈던 곳이라고 하는데, 스승을 제사 지내는 이유는 육신을 낳아준 부모가 있듯 정신을 낳아준 존재는 스승이라 여겼기 때문에 스승을 부모처럼 받들었다.

    그렇기에 사랑은 교육공간보다 높은 위상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높은 곳은 낮은 곳보다 높고, 동쪽은 서쪽보다 높은 위계를 갖는 게 서원의 핵심이며 이런 사방의 위계관걔는 유교적인 것이라고 한다.


    04 하늘과 사람은 본래 하나

    성리학의 근간인 유교의 핵심 사상은 천지무간 천인합일 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해석하면 "하늘과 당이 사이가 없이 하나가 된다"는 뜻으로 여기서 땅은 '사람'을 의미한다.

    이 사상은 성리학이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목은 이색(1328년~1396년)이 수용한 사상인데, 목은은 만물을 낳고 기르는 자연계의 운행을 하늘의 일로 간주했다. 이 같은 자연계의 운행이 일정하게 진행되는 것은 이를 주재하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며 그 주재를 '하늘'이라 했다.

    본래 하늘과 하나였던 사람은 하늘의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데 현재 그렇지 못한 자신을 직시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며, 이것이 하늘과 하나인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는 방법인 '수양철학'이었다.

     

    목은 철학의 바탕은 ‘천인무간설’로 집약되어 있다. 천인무간이란 ‘하늘과 사람이 다른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뜻으로 이는 대종교 경전 <천부경>에 나타나고 있다.

     

    목은은 그 사상의 전개를 천부경 첫머리에 등장하는 ‘일석삼(하나가 셋으로 나뉜다)’의 가르침에 따라 다음의 세 갈래로 구현된다고 가르쳤다.

    첫 번째는 하늘과 사람이 원래 하나였기에 그렇지 못한 현실 세계에서 본디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지극한 수양철학을 내세웠다.

    그 다음엔 수양철학으로부터 본디 모습인 한님의 나라, 즉 현실세상을 이상향으로 만들려는 열망을 갖는 정치실천철학을 내보였다.

    이어 목은이 살고 있던 시대의 사상적 배경을 이룬 불교와 도교 등의 모든 종교를 하나로 융합하는 철학을 역설했다.

    목은 이색 영정


    05 세계유네스코 50번째 유산

    서원 건축에는 성리학적 가치관,세계관,자연관이 반영되었다. 서원이 들어선 장소는 그들이 최고의 덕목으로여긴 '천인합일'을 체득하는 경관이었으며, 따라서 서원의 배치고 주변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사례가 많다.

    도산서원이나 필암서원,병산서원 등은 중심건물들이 주변의 자연 지형이나 경관과 잘 조화되기 때문에 남향으로 건물을 배치했다.

    옥산서원은 중요한 건물들을 서향으로 배치해 서원 앞으로 흐르는 시냇물을 건너 지옥산을 바라보며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게 했고 도동서원은 서원 앞으로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도록 자리를 잡았다.

    돈암서원은 서원 앞으로 넓은 들판을 내다보게 배치해 서원도 자연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에 대해 "오늘날까지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하는 한국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라며 "성리학 개념이 여건에 따라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면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서원은 50번째 유네스코가 인정한 우리나라 유산이 되었다.

     

     

    출처 : 충남도청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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