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제주도 문학여행 색깔있는 제주서점 이야기를 찾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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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방 소리소문(小里小文)

    70년 된 돌집을 개조해 만든 책방 소리소문은 정도선, 박진희 부부가 직접 고른 책을 진열해 파는 서점입니다.

    필사 코너가 있는 '작가의 방'과 이달의 추천 책을 소개하는  '그림 서가', 키워드만으로 책을 고르는 '블라인드 북'등 곳곳에 소소한 재미가 가득합니다.

    '소리소문'은 한자로 '작은 마을에 작은 글'이라는 뜻으로 작지만 알곡 같은 활자와 책이 널리 퍼져나가기를 바라는 주인장의 마음이 담겼습니다.

     

    • 제주시 한림읍 중산간서로 4062
    • 11:00~18:00(수 휴무)

    네 개의 테마가 있는 방

     

    책방은 거실을 중심으로 두 칸씩, 네 칸의 방이 서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방마다 각기 다른 테마를 갖고 있는데 거실 오른쪽으로는 벽면에 가상의 책장과 실제 책을 배치한 '그림 서가' 그리고 작가 한 명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작가의 방'이 있습니다.

    맞은편은 주인장의 취향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인데요 높낮이가 다른 테이블이나 감귤 박스로 만든 책장에는 책들이 들쑥날쑥 꽂혀 있고 벽면에는 누런 신문 조각들이 눌어붙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장판과 벽지를 걷어내니 신문지로 덧댄 흔적이 있었어요. 재밌어서 그대로 살렸죠, 바닥과 벽, 책장까지 모두 활자로 덮인 공간이 됐어요."

     

    책방 소리소문의 가장 큰 매력은 '북 큐레이션'에 있는데요 고객 스스로 취향에 맞는 책을 고를 수 있도록 장치를 심어 났습니다.

    구글 검색어에서 상위 키워드와 연관된 책을 진열한 코너는 책 제목만 봐도 대한민국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어떤 삶을 지향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블라인드 북'도 그런 의미에서 인기 있는 코너인데요 도대체 이런 책이 어떻게 나왔을까 싶은 책을 모아놓은 코너도 있습니다.

    "책방에서는 소곤소곤 말할 필요가 없어요. 책방은 엄숙한 공간이 아니라 책에 관해 이야기 나누고 취향을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삶의 여우와 안식을 찾아가면 좋겠어요."


    책방 제주살롱

    사방이 오름(기생화산)으로 둘러싸인 제주 송당리 작은 마을에 서점과 북카페, 북 스테이를 겸한 '제주살롱'이 있습니다.

    복잡한 서울 생활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꿈꿔온 주인장 이재호 씨가 아내와 함께 구상한 공간인데요 이곳에서는 책을 매개로 한'살롱'이 비정기적으로 열립니다.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지식과 삶을 바라보는 철학을 공유하는 시간인 것입니다.

     

    • 제주시 구좌읍 송당 2길 7-1
    • 11:00~18:00(수. 목 휴무)

     

    3층 다락방에서 북 스테이를

     

    제주에서도 한적한 중산간 마을 송당리에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에 3층짜리 하얀 집 제주살롱이 있습니다.

    부부는 1층에 서점을 겸한 북카페를 2층에 부부의 살림 공간을 뒀는데요 3층 또한 다락방에는 북 스테이를 만들어 누구나 쉬어 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인문예술 서점을 표방하는 공간이지만 주인장은 책의 콘텐츠에 더 집중했는데요 책은 단순하게 읽는 게 아니라 생활로, 삶으로 끄집어내야 한다는 철학에서라고 합니다.

    "독서는 각자 읽는 행위지만, 그걸 다시 말로 뱉어 내다 보면 새로운 시선이 생겨납니다. 이 책이 내 삶과 어떤 연관이 있고, 타인은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아는 과정은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데 큰 도움이 되죠. 교류해야 시야가 넓어지고 생각의 힘이 커집니다."

     

    이를 위해 비정기적으로 북살롱을 열고 있는데요 북살롱은 예술가와 문인을 선정해 작가의 삶과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거장 에곤 실레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가 하면, 프랑스의 소설가 로맹 가리나 백서 시인, 헤르만 헤세 등 문화인들의 삶과 철학을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북살롱에는 소설가 정여울, 박민정, 박연준 시인 등이 참여했으며 이 대표는 "바쁜 현대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제대로 바라볼 줄 모른다"라고 말합니다.

    "자기가 원한다고 생각한 삶이 부모나 주변 사람들이 바라는 삶은 아니었는지 나답지 않은 모습을 나로 알고 사는 사람이 많아요. 나답자 않은 모습을 버리는 과정, 그 속에서 나를 찾아가는 길이 바로 인문학입니다."


    섬 속의 섬, 우도 책방 밤수지맨드라미

    일몰 전에 배가 끊기는 제주도의 작은 섬 우도, 이곳에 독립출판물과 그림, 여행, 여성, 채식 등 다양한 주제의 책들로 빼곡한 책방 '밤수지맨드라미'가 있습니다.

    이밤수지.맨드라미최(필명) 부부가 뚝딱뚝딱 손으로 꾸민 공간에는 책은 기본으로 제주 바다에 사는 위기종의 산호초 등으로 사람들이 책을 찾지 않으면 서점도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잊혀가는 것들을 기억하고 지키자는 의미로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 제주시 우도면 우도해안길 530
    • 10:00~18:00(비정기 휴무)

     

    책 헤는 밤

     

    낮은 천장, 사람 눈높이에 난 창문으로 바다가 보이는, 낮은 조도의 조명이 불 밝힌 책방.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공간에는 베스트셀러 대신 독립서적이나 드로잉북, 그림책, 채식, 젠더 관련 책 등 쉽게 구하기 힘든 책들이 메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간의 아트 디렉팅은 남편이, 책방 본연의 색을 좌우할 북 큐레이팅은 아내가 맡았습니다.

    부부는 책을 매개로 사람들과의 소통을 꿈꾸는데요 지난해 11월에는 '책 읽는 밤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예술가와 함께하는 심야 책방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3일 동안 열린 행사에는 그림작가 황정원과 1인 출판사 북노마드의 윤동희 대표, 가수 요조 등이 각각 하루씩 맡아 공간을 채웠습니다.

    이후로도 인디 가수나 사진 작가가 참여하는 소소한 공연과 전시가 이어졌습니다.

    "항상 깨어 있어야 해요 흐름에 귀가 밝아야 하고요. 고요 있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우리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열중하려 해요. 안으로도 더 단단해지는, 문화 창고로의 확장을 꿈꿉니다."

     

    애써 무얼 하지 않고, 조용히 스며드는 삶, 스스로의 소신을 지키되, 세상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지지도, 너무 가까이 가지고 않는 삶, 부부가 제주 섬살이를 지켜온 철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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